사랑에 대한 많은 정의가 있다.
사랑에 웃고 사랑에 울고, 때론 희망에 차고, 때론 절망하며, 여러 단계의 감정 변화를 겪으면서 성숙해지기도 하고 파괴되기도 한다.
나이가 늘어가고 감정 변화가 쌓이면서 사랑이 뭘까란 원초적인 정의를 포기했다.
사랑이란 감정은 하나 같지만 실제로는 복잡한 사람의 심리, 사고, 습관, 그런 것에 영향을 주는 환경과 사건들.
수학이나 과학처럼 변수를 정의하고 대입하고 결과를 도출하기 매우 어려운, 정해진 정답이 없는 사랑이라 정의한 감정과 호르몬 반응을 어떻게 몇 개의 문장 몇 개로 대변할 수 있을까.
내가 느꼈던 혹은 느끼는 감정이 사랑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데,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
사랑이 뭘까.
이런 질문을 던지는 건 건강하지만 오래도록 고민하면 정신 건강에 이롭지 않다.
칼릴지브란의 '결혼에 대하여'라는 글을 좋아하는데, 이 역시 사랑에 대한 포괄적인 정의가 아닐까 싶다.
사랑의 결과로 맺어지는 결혼은 권력과 부를 문제 없이 상속하기 위한 합리적이고 유일한 방법이었지 싶다.
'결혼에 대하여'가 건강한 관계 유지에 초점을 뒀다면 '결혼'에 대한 것은 영화 '엑소더스 : 신들과 왕들'에 나온 결혼 장면이 잘 말해준다.
매우 인상적인 대사들이었다.
아래는 영화의 내용이다.
지금 이 순간을 기억하게.
왜냐면 혼인서약 후 세상에 이렇게 말해야 하니까.
'이 남자는 내 남편이고 이 여자는 내 아내이다'
나 000는 000를 아내(남편으)로 맞이하겠습니다.
당신에 대해 아는 걸 사랑하고
당신에 대해 모르는 걸 신뢰하며
존경과 명예와 믿음으로
영원히 사랑하겠습니다.
평생 당신과 함께하며 사랑할 것을 맹세합니다.
'맞이하다'
아내로 남편으로 맞이하는 것이 결혼의 뜻이다.
그리고 아는 걸 사랑하고 모르는 걸 신뢰하며 존경과 명예와 믿음으로 영원히 사랑하고
평생을 함께하며 또 사랑하겠다는 맹세가 결혼의 실행이다.
그리고 첫날 밤 사랑의 행위를 하기 전, 또 다른 결혼의 과정을 진행한다.
십보라: 누가 당신을 행복하게 만들죠?
모세: 당신
십보라: 당신 삶에서 가장 중요한게 뭐예요?
모세: 당신
십보라: 다른 곳으로 가고 싶어요?
모세: 아니
십보라: 언제 날 떠날거죠?
모세: 절대 안 떠나
십보라: 계속하세요
서로가 서로를 행복하게 만들고, 서로의 삶이 우리의 삶으로 합쳐지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가장 중요한 존재가 된다.
(이렇게 여성이 남성 보다 반려자 선택에 신중한 이유는 다음에 적기로 한다.)
결과가 중요하지만 과정도 중요하다.
과정이 중요하지만 결과도 중요하다.
극단적으로 둘을 나눌 필요는 없다. 둘 다 중요하다.
사랑이라 부르는 연애도 마찬가지다.
원하지 않아도 상대방을 내 삶에 맞이하게 된다.
나를 행복하게 하고 내 삶에서 중요한 존재가 된다.
감정의 깊이가 깊어지고 서로 문제가 없다면 가족에게 소개한다.
나와의 관계에서 우리의 관계로 넓어진다.
그리고 우리가 맞이하고 우리가 행복하고 우리의 삶에서 중요한 존재가 된다.
이러한 관계와 맹세를 유지하도록 '서로' 노력하는 게 결혼 생활이다.
그러면서 사랑의 형태와 색깔이 바뀌어 간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