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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헤어진 후 친구로 지내자는 사람의 심리

by 해피스트 2019. 10. 10.

pixabay algedroid

 

헤어진 후 친구로 지내자는 제안을 하는 이유는 '사람 자체(인성, 품성, 성품)가 괜찮아서' 일수도 있지만, 내 생각에는 '필요'에 의한 '타협'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의 속을 알 수 없지만, 조금 거리를 두고 생각해 보면,

이해관계가 얽힌 사이라 그 실타래를 풀기에는 시간도 오래걸리고 생활도 걸려 있다면, 연인은 아니지만 친구로 지내는 것이다. 그냥 아는 사이라고 하기에는 속속들이 잘 알고, 거리만 적당히 유지하면 베프 못지 않은 솔직함을 드러낼 수 있지만, 양날의 칼처럼, 사귀던 사이가 100% 우정으로 둔갑하는 건, 구미호가 사람이 되는 것 보다 어려운 일이지 싶다. 어쨌든 위험은 있지만 쌍방 모두 이성적인 사람이라면 거리를 잘 두고 친구도 될 수 있겠지. 

남자가 전여친에게 친구로 지내자는 의미는 섹파의 의미가 크다고 보는게 낫다. 쓰레기 같은 의도지만, 처음부터 의도하진 않더라도 몸정이라는 게 있기 때문에 항상 리스크가 있다. 그리고 뭐든 처음이 어렵지, 그 후에는 쉬운 거다. 

여자가 전남친에게 친구로 지내자는 의미는 남자 보다 좀 더 복잡하다. 당장 끝내면 너무 아프니 천천히 무뎌질 때까지 적당히 달달하게 지내자는 의미가 될 수도 있고, 아직은 갈등이 있어 좀 거리를 두고 지내고 천천히 판단하겠다는 의미도 될 수 있다. 어느 쪽이든 만났을 때 가벼운 데이트 정도는 오케이, 그렇지만 공식적으로 데이트는 아니고, 기존 만남 처럼 대부분의 비용은 남자가 내고, 그렇지만 우리는 손도 잡지 않는 친구~ 이 정도다. 

어느 쪽이든 어느 이유든 한 다리 걸쳐 놓고 있겠다는, 말로 표현만 안했을 뿐, 자유연애를 하겠다는 얘기다. 

정말 정석은 둘 다 진심 마음이 떠서 이성 감정이 아닌 원할 때 서로에게 윈윈인 협력관계의 우정보다는 진한 애정을 갖고 있는 친구로는 가능할 수도 있으나, 이건 이상적인 것이고, 현실에서 대부분의 남녀는 '나'를 우선으로 하는 '동물'일 뿐이라고 생각하는게 좋다. 

결국, 헤어진 후 친구로 지내자는 말은, 다시 말해 내가 필요할 때 날 우선 도와줘란 의미가 되기도 한다. 

어느 단체/기관에서 이런 제안을 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조사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헤어진 후 친구로 지내자는 사람들을 모아서 심리검사를 한 결과 이들은 아래 3가지 유형에 속해 있다고 한다. 

1. 나르시시즘

2. 마키아벨리즘

3. 사이코패스 

나르시시즘은 정신분석학 창시자인 프로이트가 발표한 인격장애의 하나로, 자신의 외모,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고 믿거나 아니면 사랑하는 자기중심성 성격을 가지고 행동을 한다. 

마키아벨리즘은 니콜로 마키아벨리가 군주론에서 '군주는 나라를 지키려면 때로는 배신도 해야 하고, 때로는 잔인해져야 한다. 인간성을 포기해야 할 때도, 신앙심조차 잠시 잊어버려야 할 때도 있다. 군주에게는 가장 중요한 일이 무엇인가? 나라를 지키고 번영시키는 일이다. 무슨 짓을 했든 칭송 받게 되며, 위대한 군주로 추앙 받게 된다'라고 한 주장을 근거로 했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말고, 목표 달성이 중요하며, 나머지는 낭만이다라는 말이다. 

사이코패스는 현대 정신의학의 시초인 필리프 피넬이 최초 저술했는데, 반사회성 인격장애로, 공감 및 죄책감 결여, 얕은 감정, 자기중심성, 남을 잘 속이는 등의 특징을 갖고 있다. 사이코패스는 자신이 무슨 짓을 하는지 잘 모르고, 알 필요도 없고, 타인의 아픔에 대해 공감할 줄도 모른다. 

재밌는 건, 이 나르시시즘, 마키아벨리즘, 사이코패스의 특징을 가진 사람들이 그 특성이 높을 수록 범죄를 저지르거나 법을 위반하는 등의 문제를 일으킬 확률이 높고, 친구나 직장과 같은 사회 생활 중에서도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반면에 이 특성을 높게 가진 개개인이 종종 훌륭한 리더십 자질을 지기고,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를 얻고, 바람직한 성 생활 파트너를 얻는 것이 상대적으로 쉽다는 연구 결과도 존재한다. 

헤어진 후 친구로 지내자는 제안을 하는 사람의 심리는 한마디로 말하자민 이기주의의 표현이다. 

나는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헤어진 후 친구로 지내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고 본다. 감정이 아니라 이성만 본다면 가능할 수 있지만,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고, 어느 순간 감정이 개입된다. 두 사람 중 적어도 한 사람은 상처를 다시 입게 되고, 그걸 극복하기 위한 이성적인 매개체가 없다면 좋은 결과는 어렵다. 

예를 들어 결혼 했다가 이혼한 사람들의 경우, 아주 가끔 재결합이 가능한 이유는 어린 자녀가 그 이성적인 매개체라 되기 때문이다. 결혼을 결심하기도 큰 용기가 필요하고, 이혼을 결심하기도 큰 용기가 필요하다. 인생을 바꾸는 2개의 결정을 한 후에도 다시 재결합을 결심할 때는 그 만큼 큰 이유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런데 결혼도 안한 미혼의 남녀가 이미 깊은 관계까지 갔고, 사실혼에 가까운 사이에서, 더이상 너와는 함께 하지 못하겠다는 결정을 하기 까지 아픔과 혼란과 번민 끝에 내린 결정이 '헤어지고 친구로 지내자'라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 

함께 하니 아프네, 헤어지자 ... 이해 가능한 범주이고, 

지금 당장 헤어지는게 아프니, 친구로 지내자 ... 도 그 마음은 이해가 되지만 두 사람의 마음이 같지 않다면 이 역시 성립하긴 어렵고 제안하는 사람의 마음이 치유될때 까지 옆에 있어줘라는 의미로 실행되거나 원초적 욕구를 믿을 만하고 검증된 상대에게 해결하겠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어, 매우 이기적으로 보인다. 

좋은 쪽으로 말하고 싶어도, 개인 경험이나 통계적인 측면에서도 이 관계는 지금 당장은 괜찮아 보여도 속으로 곪아 들어가는 관계이기 때문에 좋게 말하기 어렵다. 

혹시나 헤어진 후 친구로 지내자는 제안을 하는 이가 있다면 미련을 버리길 바란다.
그리고 나르시시즘, 마키아벨리즘, 사이코패스로 부터 멀리 떨어져 행복하길 바란다.  

단, 서로 원하는 것이 같다면 이 글은 별 의미가 없다. 
중요한 건 서로의 생각과 진심, 그리고 계속된 노력일 듯. 

남주: 좋아하는 여사친의 '거리'에 남주의 말 '거지같네.'
여사친이 왜 그러냐니까 남주가 한 말
여사친의 떠보기 전술
남주의 순정 고백 
여사친의 화답, 하지만, 
'그건 그냥 하루밤이었어'
남주 : 그냥 친구란 말은 하지마 / 여사친 : 왜 안돼?
여사친 : 왜 친구가 나쁜데?
남주 왈 : 예쁜 여자들이 어장관리 할때나 친구라고 하니까

영화 리빙보이 인 뉴욕 The Only Living Boy in New York 중의 대사다. 
이 남주의 말에 여사친은 말문이 막힌다. 

예쁘든 멋있든 아니든 ...... 우연이든 실수든 뭐든 썸을 넘어선 단계에서 친구로 지내자는 말은 '어장관리'다. 
실리적이란 말을 써도 될지 모르겠지만. 

재미삼아 나르시시즘, 마키아벨리즘, 사이코패스 진단 사이트를 링크해 본다. 

* 어둠의 3요소 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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