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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추천 영화 패왕별희 (覇王別姬, Farewell My Concubine, 1993)

by 해피스트 2020. 5. 31.

1993년 개봉한 후, 2017년과 2020년 5월 2차례 재개봉한 중국 영화, 覇王別姬

제36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영화 The Piano와 공동수상했다. 

"경극 패왕별희는 초 한의 전쟁 이야기다. 
초패왕은 누구인가?
천하무적의 영웅이며 천군만마를 다스리는 맹장이었다. (항우)
그러나 하늘이 시기하여 유방의 함정에 걸려서 죽는다. 
그날 저녁, 바람음 거세계 불었고, 유방의 사면초가 계책에 초나라 병사들은 혼비백산하여 유방에게 나라를 뺐겼다. 
패왕도 눈물을 흘렸다. 
아무리 맹장이라도 하늘의 뜻을 어길 수는 없는 법
패왕의 운명도 다 되니 남은 건 애첩과 한 필의 말뿐 
말을 살려 보내려하니 말은 떠나지 아니하고 애첩 우희 또한 곁에 있으려 하네 
우희는 패왕에게 마지막 술 잔을 권하고 검무를 추다 절개를 지키기 위해 자결한다."

영화 "패왕별희"는 경극학교에서 어릴때 부터 혹독한 훈련을 받으며 형제처럼 자란 도지(장국영)와 시투(장풍의)의 인생 이야기다.
격변기 중국의 시대적 배경이 개인의 인생에 주는 영향을 볼 수 있다. 
그리고 개인이 강압 아래에서 본능적으로 표출하는 본성이 어떤지도 옅볼 수 있다. 

홍등가에서 일하는 데이의 엄마는 아이가 남자가 되어가자 경극단에 아이를 맡기려고 한다. 
도지의 모습은 여자 아이 처럼 가녀리고 머리에 핀을 꼽고 있다. 
육손이라 받아들이지 않자 데이 엄마는 아이의 여섯번째 손가락을 칼로 절단하고 눈물을 흘리며 극단에 맡긴다. 

비구니의 대사를 연습하던 도지는, 
"나는 비구니, 꽃다운 시절 사부에게 머리를 깍여 나는 본래 사내아이로..." 라고 하자 
그 벌로 심하게 얻어 맞는다.

우연히 도지는 극단을 도망갈 기회를 얻는데, 또 우연히 길에서 경극 배우가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모습을 본다. 
그 배우의 경극을 보고 감동을 받은 도지는 극단으로 돌아간다. 

시간이 흘러서, 유력인사인 장내시가 극단 사찰을 나왔다가 데이가 연습하는 모습을 보고 한 곡 청한다. 
야밤도주는 남자곡이고 사범은 여자곡이니 사범을 청한다. 

"나는 비구니, 꽃다운 시절 사부에게 머리를 깍여 나는 본래 사내아이로서 계집아이도 아닌데 어찌하여..."

고개를 숙이고 자리에서 일어나 나가는 어르신을 본 시투는 관사부에 손에 들려 있던 곰방대를 뺏어들고 도지의 멱살을 잡아 이끈다.
눈물을 흘리며 데이에게 입을 벌리게 하고 곰방대를 집어넣고 말한다.
"넌 계집애야! 넌 계집애야! 넌 계집애야! 넌 남자가 아니고 계집애야!" 

그리고 아이들은 경극을 선보이고, 도지의 입에서는 선홍색 피가 흐른다. 

"나는 본래 계집아이로 ..."라고 입을 떼는 도지

"나는 비구니, 꽃다운 시절 사부에게 머리를 깍여 나는 본래 계집아이로 사내아이도 아닌데 왜 허리띠를 하고 도포를 걸치게 하는가? 연인들을 바라보니 쌓이는 사모의 정 가슴을 설레게 하는구나"

이렇게 도지는 사내아이에서 계집아이로, 스스로 승복을 찢은 우희가 되었다. 

도지(데이)는 시투(샬로)에게, 장성한 시투는 홍등가에서 일하는 주샨(공리)에게 연정을 품는다. 
샬로와 쥬산이 결혼을 하자 도지는 아편에 손을 대고 세력가 원대인에게 의지한다.

1945년 국민당 집권, 일본군을 위해 노래했다는 죄목으로 도지는 기소됐다가 그의 연기를 보고 싶어하는 국민당 유력인사에 의해 풀려나지만, 중국 공상단 집권과 더불어 결국 경극배우 생활이 청산된다. 

데이가 일본군 앞에서 연기한 이유는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일본군을 때려 감옥에 갇힌 샬로를 꺼내기 위해서였다.
극이 끝나고 쥬산과 함께 샬로를 마중나갔지만, 일본군 앞에서 노래한 데이를 추궁하며 뺨을 때린다.

1966년 문화혁명, 홍위병들에게 심문 당하는 과정에서 시투는 도지의 동성애 전력을 폭록한다.
토즈는 쥬샨의 과거를 드러낸다. 
시투는 주샨도 배신하고, 주샨은 자살한다. 
토즈 역시 마지막 경극 무대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흐릿했던 스토리가, 나이를 먹고 보니 새롭게 보인다. 

당시에는 만연해서 당연했던 것들이 지금보니 끔직한 범죄라서 다시 보는 내내 눈시울을 적셨다.  
아동학대, 미성년자 성폭력 
어떻게 보면 토즈의 성정체성 역시 가난, 불평등, 억압, 폭력, 세뇌, 환경에 의한 건 아니었나 싶다.

혼자 보내져 밤을 보내고 나온 토즈에게 한 말 
"사람은 각자의 운명이 있단다. 운명을 거역하지 말아라" 

이렇게 어린 시절이 끝나고, 영화는 성년의 시절로 진입한다. 
토즈는 데이로, 시투는 샬로로. 

패왕별희에서 러닝타임 1/4 을 할애한 어린시절이 개봉 당시에는 기억에 거의 남지 않았었다. 
포스터 처럼 장국영의 우희 모습이 강렬하게 이미지로 남아있고, 극에서 여자 역할을 맡은 남우가 남자 역할을 맡은 남우를 사랑했고, 이루어지지 못한 감정에 파괴된 감정과 시대가 격변하면서 무너지는 개인의 모습이 슬펐다. 
어쩌면 그 모습이 본성일지도 모르겠다. 

다시 보는 패왕별희는, 이제 내가 변해서인지 새롭게 인식되는 부분들이 많다. 
이번이 네번째 쯔음 되는 것 같다.
이제야 눈에 보인다.
시대는 변해도 사람 살이는 별반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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