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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혼밥 혼술 혼자에 익숙해지기

by 해피스트 2018. 6. 30.

pixabay _ Life-Of-Pixpixabay _ Life-Of-Pix



밤 10시가 넘으면 출출하다.

배가 고픈지 사람이 그리운지 모르겠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식욕이 커진단다.

외로움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때도 마찬가지다.


최근 생활 패턴 중에 심야 시간이 다가오면 편의점에 가고 싶다.

카드 결제 내역이 말해준다.


혼자라는 생각에 매 끼니가 떼우기 식사였다.

이틀 전 지하1층에서 갈비탕을 혼밥하며 이 생활에 익숙해지겠다고 결심했다.

갈비를 손으로 뜯으며 나름 비장하게.


그러자 곧 가게에 커플이 들어왔다.

퇴근하고 저녁 먹으러 들른 모양이다.

무심하려 했는데 둘이 도란도란 나누는 소리에 귀가 쫑긋거린다.


남자가 여자에게 주문을 시키고 여자가 주인에게 주문한다.

주도권이 여자에게 있는듯 보였다.

하지만 식사하면서 나누는 그들의 이야기에서 한쪽으로 치우친 관계가 아님을 알 수 있었다.


관음증 환자처럼 남의 대화에 관심이 간 내가 부자연스러웠지만, 

1미터도 안되는 거리에 있으면 듣고 싶지 않아도 들린다.


늦게 온 커플이 나보다 앞서 계산을 하고 나갔다.

계산은 주저없이 남자가 했다.


적당히 서로 좋아하고 있구나 느껴지는 관계, 

적당히 서로 존중하는 관계, 

서로 부담스럽지 않고 자연스러운 관계,

그런 관계가 가늘고 길게 가는 것 같다.

어쩌면 묵직하고 길게 가는 것일지도.


김광석이 노래했다.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요즘엔 BTS가 부른다.

Fake Love 라고.


Olive TV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 중에 연애 관계의 문제를 듣고 의견을 말하는 게 있다.

타인의 관계를 보면서 저런 모습도 있구나.

바보 같구나.

그건 사랑이 아닌데 라고 말한다.


사랑과 집착은 종이 한장 차이다.

내 감정을 잘 조절해야 사랑을 유지할 수 있다.


9시 넘어 출출해지길래 일찌감치 편의점에 들러 맥주 한캔, 마른 안주를 사왔다.

한캔 마시니 온몸이 가렵다. 

그래도 오늘은 깨지 않고 푹 자겠지.


알콜 때문인지 구구절절 이야기가 이어지네.


혼자에 익숙해지기로 결심했다.

슬그머니 외로움이 느껴지는 매 순간마다 "혼자에 익숙해지자"라고 되뇌인다.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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